2025년 봄 내가 들은 곡
오랜만에 제가 즐겨듣고 있는 노래를 블로그를 통해 공유해볼까 합니다.
カネコアヤノ、車窓より(차창에서)
https://www.youtube.com/watch?v=Qp9BM4uq1mw
카네코 아야노의 「車窓より」 입니다. 한국어로 번역해보자면 '차창에서'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카네코 아야노는 가사를 서정적으로 잘 쓴다고 생각합니다. 이 곡의 가장 마지막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新幹線から見える
過ぎてく景色好きなんだ
신칸센에서 보이는
지나가는 경치가 좋아
이전 가사에서 외롭고 쓸쓸한 상황을 구체화시키고 마지막 위 가사를 통해 홀로 신칸센 차창으로, 흘러가는 경치를 보는 모습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카네코 아야노 특유의 호소력 높은 목소리로 이런 가사를 듣다보면, 이 음악을 듣고 있는 스스로를 그 상황에 대입해보게 되는데 이때 이입되는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이 곡 외에도 카네코 아야노의 모든 곡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싱어송라이터 한로로를 좋아하시는 분들, 그 중에서 일본 문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꼭 카네코 아야노의 노래를 들어보세요. 한로로 그 이상의 벅찬 감동을 느끼실 수 있으리라 장담합니다.
참고로 저는 올해 2월 일본에 여행가서 카네코 아야노의 8장의 모든 앨범을 사왔습니다. ㅎㅎ; 앨범을 모두 구매하니 대충 인천-도쿄 비행기 편도 값이 나와서 계산할 때 손이 덜덜 떨리던 기억이 있습니다.
カネコアヤノ、さびしくない(외롭지않아)
https://www.youtube.com/watch?v=oYo4eNL3nbo
카네코 아야노(カネコアヤノ)의 「さびしくない」 입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외롭지 않아'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번 봄에는 들은 인상깊게 들은 노래 중 카네코 아야노의 노래가 거의 70% 정도 되는 관계로, 초안을 작성할 때는 카네코 아야노의 「車窓より」 만 소개하고 나머지는 생략하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さびしくない」 는 제 2024년, 2025년을 함께 한 노래이기 때문에 생략할 수가 없어서 2차 작성 중 넣게 되었네요 ㅎㅎ;
이 노래의 가사에는 담배, 전철, 모자, 복숭아처럼 평범한 일상 속 단어들이 등장합니다. 그런 단어들 덕분에 자연스레 제 일상적인 하루하루를 겹쳐보게 되고, 감정도 쉽게 스며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몰입한 끝에, 마지막에 '외롭지 않아'라는 반복되는 외침은 더욱 깊은 여운으로 다가옵니다.
さびしくない さびしくないよ
さびしくない さびしくない
さびしくない さびしくないよ
さびしくない さびしくない
외롭지 않아, 외롭지 않아
외롭지 않아, 외롭지 않아
외롭지 않아, 외롭지 않아
외롭지 않아, 외롭지 않아
마지막에 반복되는 '외롭지 않아'라는 말은, 정말로 외롭지 않다는 확신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한 속삭임인지 모를 애틋한 혼란을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그 외침이 카네코 아야노 특유의 호소력 짙고 단단한 목소리로 들을 때마다 가슴 깊은 곳이 저릿하게 울립니다.
일본 문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카네코 아야노의 노래를 들어보세요. 다시 한번 추천드립니다.
むらかみなぎさ、理由はない(이유는 없어)
https://www.youtube.com/watch?v=7CUWcZL9bsA
두번째는 '무라카미 나기사'라는 가수의 「理由はない」(이유는 없어)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올해 2월 시부야의 '타워 레코즈'라는 음반 샵에 진열되어 있는 음악들을 디깅하다가 발견했습니다. 앨범 첫 곡을 30초 정도 듣자마자 땅에 떨어진 5만원권 지폐를 주은 것처럼 기뻤습니다. 노래가 제 마음에 쏙 들어서 2월 온종일 이 노래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서정적인 느낌의 멜로디인 점에 푹 빠진 것 같습니다. 이 곡을 들으면 2월의 시부야, 그리고 그때 들이켰던 시원한 겨울 공기가 생각납니다.
시부야 타치노미 술집과 길거리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안녕한가 문득 궁금해지네요.
정우、낡은 괴담
https://www.youtube.com/watch?v=7AwFBTzlVIU
정우의 '클라우드 쿠쿠 랜드' 앨범에 수록된 전곡을 좋아합니다.
락 음악을 하는 정우는 가히 '사운드 천재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온스테이지 등단 때는 단지 호감으로 들었던 반면, 지금의 정우는 정말 마음에 들어서 듣고 있습니다. 한국 인디씬에서 굵은 선으로 그림을 그리는 메이저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Kaede、クラウドナイン(클라우드나인)
https://www.youtube.com/watch?v=Dg7SsgnT7jk
Neggico라는 걸그룹의 カエデ(카에데)라는 가수의 앨범 「深夜。あなたは今日を振り返り、また新しい朝だね。(심야. 당신은 오늘을 돌아보며, 또 새로운 아침이구나)」 수록곡인 「クラウドナイン(클라우드나인)」 입니다.
Neggico 라는 걸그룹은 2003년에 결성되었으니, 한국으로 치면 주얼리의 박정아 정도 되는 사람이 낸 앨범 정도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 앨범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인디밴드 중 하나인 'Lamp'의 멤버들이 프로듀싱을 맡아, 밴드 Lamp의 향이 짙게 묻어난 앨범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Lamp의 프로듀싱과 카에데의 음색이 합쳐서 내는 시너지가 정말 좋다고 느껴지네요.
이 앨범은 시부야 타워레코즈에 재고가 1개 남은 LP 버전으로 간신히 구했습니다. 앨범 커버도 일본스럽다고 느껴져서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민수、민수는 혼란스럽다
https://www.youtube.com/watch?v=88htymbxrAQ
감각적인 온스테이지 등단으로 화제가 되어, 한국에서 대중적인 인디 싱어송라이터 반열에 오르게 된 민수 님의 '민수는 혼란스럽다'입니다. 제가 온스테이지에 등단한 아티스트들을 처음 접할 당시를 생각해보면 김뜻돌, 최항석과 부기몬스터, 이날치와 더불어 싱어송라이터 민수 또한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이 노래 같은 경우 베이스 라인이 정말 마음에 들기도 하고, 제가 기분 좋을 때 걷는 걸음걸이 속도와 이 곡의 박자의 속도가 비슷해서 외출했을 때 특히 많이 들었습니다. '민수는 혼란스럽다'를 들으면서 박자에 맞춰 걸으며 오후 4-5시의 햇살을 쬐는 권태로움. 상상만해도 행복하지 않나요?
보수동쿨러、yeah, I don't want it
https://www.youtube.com/watch?v=QuQOcR-5ah4
보수동쿨러의 첫번째 EP 앨범인 「yeah, I don't want it」 은 제 20대의 절반을 함께 해준 앨범입니다. 몇번이고 들어도 질리지 않는 멜로디, 가사.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 올해 봄에도 어김없이 가장 많이 들은 노래 중 하나입니다.
보수동쿨러는 이제 음악 활동을 멈추고 해체한다고 합니다. 군대에서 소식을 접했고, 마지막 콘서트에 꼭 가고 싶었지만 군인이었기 때문에 못가서 아쉬운 마음이 크게 남습니다.
제 20대를 함께 해 준 최고의 앨범을 선물해준 그들에게, 그동안 고마웠다는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고 싶습니다.
술탄오브더디스코、숱한 밤들
https://www.youtube.com/watch?v=7C806FAyPR4
술탄오브더디스코.
근처에 보수동쿨러나, 세이수미, TuesdayBeachClub 같은 밴드를 알고 즐기는 분은 몇 분 계셨습니다만, 술탄오브더디스코 만큼은 아시는 분을 보지 못했을 정도로 저만 알고 있는 밴드입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요새는 활동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라이브 영상을 즐기기 위해선 10년 전 라이브 영상을 봐야할 정도로 오래 전 활동했던 밴드입니다.
특유의 병맛, 병맛 가운데서도 느낄 수 있는 예술. 지금의 바밍타이거 포지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는 오늘 하루를 술탄오브더디스코의 '숱한 밤들'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우리 사랑했던 날은 아직 그대로인데
우리 사랑했던 마음은 아직 그대로인데
250、모든 것이 꿈이었네
https://www.youtube.com/watch?v=xICSRpVzATI
2025년 3월 18일. 제가 전역하던 날.
전역을 생각하다보면 까마득한 미래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역 전 막상 군 생활을 돌이켜 보니 모든 것이 꿈이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제 군 생활을 회상하면서 추억에 잠기곤 합니다.
모든 것이 꿈이었네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