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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일본여행 (유텐지, 시부야, 신주쿠, 아사가야, 키치죠지)

2025. 7. 26. 12:44

도쿄 스기나미구, 아사가야키타 부근에서

 

7월 21일 월요일부터 7월 25일 금요일까지 일본에 갔다왔습니다. 혼자서 간 해외여행은 두번째고, 이번 여행 역시 추억이 많이 남기에, 기억에 남길 겸 블로그에 제가 일본에서 뭘했는지 작성해보고자 합니다. 유텐지, 시부야, 신주쿠, 아사가야, 키치죠지 정도 다녀왔습니다.

 

유텐지

 

첫째날은 워킹홀리데이로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고등학교 때 친구가 있어서 만나고 왔습니다. 이 친구는 도큐 전철 토요코선의 유텐지역(祐天寺駅) 주변에 살고 있는데, 같이 주변을 산책해보니 조용하고 살기 좋은 동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레류라멘'이라는 라멘 체인점과 '교토 규카츠'라는 규카츠 체인점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 보여 다행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친구 주려고 캐리어에 비요뜨랑 바나나맛 우유를 꽉꽉채워서 가져갔습니다. 근데 알고보니 같이 아르바이트하는 친구한테 선물주려고 갖다 달라고 했던 거였더라고요 ;;; 나중에 소개받기로 하는 걸로 쇼부봤습니다.

 

 

친구가 일하고 있는 식당에 가서 밥도 먹었습니다. 아르바이트 같이 하는 동료들이라 그런지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저까지 감사해지더라구요. 오레류라멘에서는 가라아게 서비스도 받았습니다.

시부야, GMO

두번째 날 저녁에는 일본 기업에서 한달짜리 기술 교류를 하고 있는 대학원 분들과, 저희 학교 교수님, 그리고 현지 'GMO'라는 기업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왔습니다. GMO라는 기업에 대해서는 아마 처음 들어보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한국의 NHN 같은 느낌의 IT 대기업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확히는 GMO 안에서도, 기업 산하의 보안 전문 기업 Ierae 분들과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자리에서 저는 일본어로, 저희 교수님과 경희대 융합보안대학원 동료 분들은 영어로 대화를 했었습니다.

 

시부야 GMO 타워 야외 테라스에서

 

GMO 분들 덕분에 좋은 기회로 시부야 주변 고급 스시집에서 스시와 니혼슈, 소츄를 맛있게 먹고 마셨습니다. 2차로는 시부야의 GMO 타워 (정확히는 도큐 플라자 빌딩) 옥상 야외 테라스에서 술을 마셨는데, 혼자였으면 절대 와보지 못했을 곳에서 음주를 즐기니 너무 행복했습니다.

 

도큐 플라자 야외 테라스에서 본 야경

 

시부야의 도큐 플라자에서 히비야, 도쿄타워 방면으로 바라본 야경은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이런 야경을 안주로 술을 마시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죠.

 

 

이 자리에 초대해주신 저희 교수님과 GMO 분들께 압도적 감사...!

 

키치죠지

GMO와 술자리를 갖고 난 다음날 키치죠지 역에 다녀왔습니다. 전날 랩실 동료들과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시부야역에서 키치죠지역까지 가는 이노카시라선 키치죠지행 급행열차에서 토 할 뻔 한 것을 겨우 참았습니다.

키치죠지(吉祥寺)

 

키치죠지.. 듣던대로 조용하고 깨끗한 동네였습니다. 키치죠지는 일본인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동네 1위로 꼽힌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lY1PR00jcQ

 

 

썸네일은 뭐... 그렇다고 치고 이 영상에서 유튜버 '도쿄규짱' 님이 소개해주신 영상으로 키치죠지라는 곳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영상 시청 후에 알고 보니 지브리 영화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바다가 들린다 (海がきこえる)」라는 영화의 배경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지브리 영화 '바다가 들린다'의 한 장면

 

'바다가 들린다' 작중에서 타쿠가 리카코를 만나는 기차역이 바로 키치죠지역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본사가 있던 곳과 가까운 곳이었다고 하네요. 키치죠지 역 또한 츄오선이 지나는 곳으로, 후에 언급할 아사가야 역과도 가깝습니다.

 

주변에 이노카시라 공원과 키치죠지 상점가로 유명합니다. 도쿄 내에서 여유로운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키치죠지 추천합니다.

 

타워 레코즈

저는 일본 인디/밴드음악을 좋아해서, 항상 일본에 오면 시부야에 있는 타워레코즈 타워는 꼭 방문하는 편입니다. 이번 타워레코즈 방문의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카네코 아야노(カネコアヤノ)의 가장 최근 발매된 작품인  「石の糸」 (한국어로는 '돌의 실') 앨범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이 「石の糸」 앨범은 카네코 아야노가 결성한 밴드 'kanekoayano'의 첫 정규 앨범으로서, 복합적이고 웅장한 사운드가 특징입니다. 카네코아야노의 팬이기에 이번 앨범도 놓칠 수가 없었네요 ㅎㅎ; CD와 Vinyl 둘 다 구매했습니다.

 

타워레코즈 Vinyl을 파는 층에서는 카네코 아야노 앨범을 본격적으로 팔고 있네요

 

타워레코즈 6층 바이닐 샵 한 코너에 놓여있는 카네코 아야노의 앨범입니다. 이 앨범은 아래 문구와 함께 소개되어 있습니다.

音楽への情熱と変わらぬ信念、バンドの結勅が紡いだ、1stにして、最高像作、”石の糸”が堂々と完成!!

 

한국어로 번역하면 '음악에의 정열과 변하지 않은 신념, 밴드의 결칙이 이끌어낸, 최초의, 최고의 이상작, 「石の糸」가 당당히 완성!'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타워레코즈에서 받은 카네코아야노 굿즈

 

그리고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타워레코즈 시부야점에서 카네코아야노의 CD나 Vinyl을 구매하면 이런 작은 포스터를 증정품으로 주고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외에도 Satellite Lovers의 「Sons of 1973」 앨범과 Helsinki Lamba Club의 「Eleven plus two / Twelve plus one」 앨범을 구매했습니다.

 

아사가야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꼽으라 하면 망설임 없이 바로 '아사가야 (阿佐ヶ谷)'라는 동네를 말하고 싶습니다. 아사가야는 도쿄 서쪽 스기나미구의 한 동네로, 츄오선과 마루노우치선이 지나고 있습니다. 신주쿠와 가깝기도 하고, 도쿄 내에서 비교적 싼 월세, 그리고 와세다 대학교 주변이라는 점 때문에 아티스트, 대학생들이 많이 모여살고 있는 곳입니다. 저는 이곳을 '아사가야 로맨틱스 (阿佐ヶ谷ロマンティックス)'라는 밴드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https://open.spotify.com/artist/2h0iLKaNExZIpQsp4jpf8x?si=zczUXwUfQpec3poVuMO09A

 

Asagaya Romantics

Artist · 154.3K monthly listeners.

open.spotify.com

 

그래서 올해 2월에는 아사가야에서 3일 정도 머무르며, 이 밴드의 뮤직비디오, 앨범 커버의 배경이 되었던 곳들을 전부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후에 카네코 아야노가 게스트로 출연한 TBS 라디오를 듣다가 카네코가 아사가야의 한 킷사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찾아보니 'Gion' 이라는 카페에서 일했었다고 하더라구요.

 

(대충 카네코 아야노의 뮤비 배경이 되었던, 본인이 직접 일했던 카페가 아사가야의 Gion 이라는 카페라는 내용)

 

좀 더 검색해보니 「さよーならあなた (한국어로 '잘가 당신')」라는 곡의 뮤직비디오 배경이 되기도 하였다고 하네요. 이 Gion 이라는 카페는 JR 아사가야 역에서 걸어서 2분 정도 되는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Asagaya Gion

 

외관 분위기도 마음에 들구요

 

내부는 이런 느낌입니다. 점원 분들도 약간 카네코 아야노의 20대 초반 시절과 느낌이 비슷한 분들이 계셨습니다. 아침에 방문한거라 모닝 토스트 세트와 아이스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카페보다는 킷사텐 느낌이라 여기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Asagaya TABASA

 

저녁에는 TABASA 라는 술집도 다녀왔습니다. TABASA는 아사가야 로맨틱스 밴드가 몇번 라이브 공연을 했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Vohv0KKjzs

 

이 라이브 영상의 배경이 이곳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이 계기가 되어 방문해보았는데, 저로서는 너무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일본 인디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 중, 일본어가 가능하신 분들은 한번 꼭 가보시길 강하게 권해드립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아티스트 대부분이 이곳을 한번씩은 방문했을 겁니다. (물론 아이묭, 바운디 같은 대물 아티스트 말고, 좀 마이너하신 분들이 오시는 느낌..ㅎㅎ)

 

이곳에서 카네코 아야노의 전 연인들에 대한 이야기, 아사가야 로맨틱스에 대한 이야기, 이 외 여러 인디 밴드에 대한 이야기, 기절할 것 같은 섹드립, 한국일본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사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개인적으로 좀 친해진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ㅎㅎ;

 

이 가게는 오후 9시에 오픈이고, 저는 오픈하는대로 방문해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시다왔으니 거의 6시간 가량 이야기하고 왔네요. 술도 싸고 옆 사람들과 대화하기도 좋습니다. 여기 오시는 분들 대부분이 일본 밴드에 대해 해박하셔서, 일본 인디밴드를 좋아하신다면 대화 주제는 끊이질 않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박사, 산울림 밴드 같은 한국 20대들 사이에서도 다소 생소한 아티스트도 다들 아시는게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꽤 오래된 가게라 점장님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밴드들도 많았습니다. TABASA에서 많은 아티스트들이 유명해지기 전 작게 공연을 했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가게 단골 손님으로도 여러 밴드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오십니다. 제가 갔을 때도 어떤 음반사 직원 분과, 영화 유통 관련 회사 직원 분, 심지어 카네코 아야노가 신인시절 서포트 밴드를 해주셨던 분도 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에 대한 다소 사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내적으로 친해진 느낌입니다.

 

https://maps.app.goo.gl/SyqG1ZmytQDhquka8

 

Asagaya TABASA · 일본 〒166-0001 Tokyo, Suginami City, Asagayakita, 2 Chome−13−18 マスキビル 202

★★★★☆ · 술집

www.google.com

 

인디밴드 오타쿠라 블로그에 너무 급발진한 것 같은데, 아무튼 아사가야는 정말 좋은 동네이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방문해보세요.

 

아사가야 1쵸메 육교에서 아사가야역을 바라본 모습

 

특히 여름에 이 가로수길 풍경이 마음에 쏙 들더라구요. 내년에 워킹 홀리데이 계획이 있는데, 도쿄에 산다면 무조건 아사가야에서 살고 싶습니다.

 

아사히 테레비 인터뷰

신주쿠 스시로에서 스시를 먹다가 아사히 테레비에서 나온 리포터 분께 인터뷰 당했습니다. ㅋㅋㅋ 덕분에 엄청 큰 후토마키를 한입에 그대로 넣어 허겁지겁 먹느라 체를 좀 하긴했지만, 평소 할 수 없는 특이하고 재밌는 경험이니까요.

 

방송에 꼭 나오면 좋겠네요. 8월 25일에 방송하는 「10万円で出来るかな(한국어로 '10만엔으로 가능할까나')」 라는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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