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 (8/4 ー 8/21) 후기 (w/ DEF CON 33 CTF)
안녕하세요. 최근 2주 반 정도의 긴 미국 여행을 다녀왔고,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 미국 여행기를 남겨보려고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매년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되는 DEF CON 이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장 오래된 해킹 대회 / 컨퍼런스가 있습니다. 이 컨퍼런스는 올해로 33년 째를 맞이한 행사로, DEF CON CTF는 전 세계 모든 해커의 꿈의 무대이기도 합니다. 저는 본선 진출자로서, 본선에 진출한 12개 팀 중 유일하게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Cold Fusion 팀으로 본선에 참가했습니다.
https://www.boannews.com/media/view.asp?idx=138370
카카오뱅크, 데프콘 출전 국내 연합팀 ‘콜드 퓨전’ 공식 후원
카카오뱅크가 내달 미국에서 열리는 ‘DEF CON 33’(데프콘) CTF 본선에 진출한 국내 화이트해커 연합팀 ‘콜드 퓨전’(Cold Fusion)을 판교 오피스로 초청해 간담회를 진행하고, 공식 후원에 나선다고
www.boannews.com
한국에서 라스베가스까지 장시간 동안 비행기를 타야하기도 하고, 17시간이라는 말도 안되는 시차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저는 대회 사흘 전 하와이에서 이틀간 시간을 보내고 라스베가스로 이동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라스베가스 공항까지 편도 항공권이 180만원이었고, 하와이까지는 100만원이었기에, 어차피 라스베가스까지 가는 데에 180만원 쓸거 하와이에서 묵었다가 가는 것이 큰 손해는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하와이를 가보고 싶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구요.
하와이에서
첫째날 (8/4)
처음으로 에어 프레미아라는 LCC를 처음으로 이용했습니다. 꽤 괜찮더라구요. 호놀룰루에 도착했습니다. 호놀룰루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놀랐던 것은 날씨였습니다. 분명 서울과 도쿄보다 위도가 낮은데, 날씨는 오히려 더 시원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 오후 1시 쯤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근처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대학 학부 마지막 수강신청을 한 뒤,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와이는 일본인들이 엄청 많더라구요. 하와이는 일본인 피서객이 많아서, 관광 안내 자체가 일본어로 표시되어 있을 정도였습니다. 카페에 앉아서 일하다가 옆자리에 일본인 가족분들이 몇번 앉으셨는데, 그때마다 말을 걸면서 주변에 추천해주실 식당이나 갈 만한 곳 있냐 여쭤봤습니다. 얻은 것은 딱히 없었고 그냥 일본어로 몇마디 대화만 좀 하다가 왔습니다.
이 날 저는 인천공항 라운지에서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에 너무 많이 먹어서 하와이에서의 점심은 건너뛰고, 오후 5시 쯤 피자를 먹었습니다.
원래 하와이안 피자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갑자기 땡기는 바람에 근처 상가 피자집에 방문했습니다. 하와이안 피자는 없고 정통 피자만 있더라구요. 그냥 맛있어보이는 피자와 Modelo 맥주를 주문해서 먹었습니다. 5.6/10점.
이튿날 (8/5)
하와이에서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었고,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던 와이키키도 전날 가봤고, 뭘 할까 고민하던 찰나 「백종원의 스트리트푸드파이터」가 떠오릅니다. 요새 백종원 님은 워낙 이미지가 좋지 않지만, 스트리트푸드파이터는 정말 재밌게 봤기에 하와이편에서 소개된 식당들을 가보고자 했습니다.
저는 반숙 계란후라이를 의미하는 'sunny side up' 이라는 표현을 처음 알게 해준 그 편, 거기 나온 브런치 스테이크? 집에 갔다왔습니다. 너무 맛있었습니다. 8.3/10점
https://www.youtube.com/watch?v=OGh-8IGqfec
대학교 저학년 시절, 시험기간에 이 영상을 보면서 공부하는데 하와이에 가면 꼭 이곳에 가보리라 생각했었는데, 좋은 기회로 방문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비쌌지만 맛있었던 브런치였습니다. (왜냐하면 오전 9시에 먹고 배불러서 점심을 거르게 됨)
그리고 나서 산책한 뒤, 카페가서 노트북 했다가, 산책하는 루틴을 반복한 뒤에, 저녁으로는 갈릭새우덮밥을 먹었습니다. 갈릭 + 버터 + 새우 + 흰쌀밥, 직관적으로 맛있을 수 밖에 없는 맛이었습니다 하핫 8.3/10점
https://maps.app.goo.gl/Cee9pm1V4mPS3ec57
EbiNomi · 2310 Kūhiō Ave Courtyard 138, 2310 Kūhiō Ave. #140, Honolulu, HI 96815 미국
★★★★★ · 음식점
www.google.com
이틀동안 와이키키 해변을 26km 정도 구석구석 산책하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울과 도쿄보다 습하지 않고, 시원한 바람이 계속 불어와서 덥지 않았기에 휴양지로서의 하와이에 매료되었던 2박3일이었습니다. 가보고 싶은 곳도 딱히 없었고, 일행도 딱히 없었으며, 곧 바로 라스베가스로 향해야 했기 때문에 산책 말고는 크게 유흥을 즐기지는 못했습니다.
사흗날 (8/6)
사흗날 째, 오전 8시 비행기로 베가스로 떠나는 날이라 아침 일찍 공항으로 왔습니다.
2박 3일간의 꿈 같았던 하와이에서, 아침 7시 비행기에 몸을 실어 바로 DEF CON이 개최되는 라스베가스로 향하게 됩니다.
라스베가스에서
첫째날 (8/6)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라스베가스 공항까지는 약 5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라스베가스에 처음 도착하자마자 든 생각은 바로 '너무 덥다'였습니다. 사막 한가운데 지어진 도시라 역시 너무 건조하고 덥더라구요.
낮 기온은 40-45도를 윗돌기도 합니다. 그래도 습하지 않고 건조하다 보니, 한국과 일본의 '불쾌할 정도의 더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쾌적하다고 느낄 정도? 그래도 너무 건조하다보니 립밤을 20분에 한번씩은 발라주어야 입술이 트지 않더라구요. 물론 햇볕은 체감상 한국보다 따가운 정도였습니다.
현재 회사에서 함께 일하고 계시는 분들과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립아이 스테이크였는데, 인상 깊을 정도로 맛있는 스테이크였습니다.
둘째날 (8/7)
둘째날에는 데프콘 행사가 개최되는 라스베가스 컨퍼런스 홀에서 교수님, 랩실 분들과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날 데프콘 현장 결제로, 한화 약 70만원 상당의 $500을 현금으로 태워버렸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DEF CON CTF 때문에, 컨퍼런스가 개최되는 3일간 컨퍼런스홀로 오지도 않았는데 살짝 돈이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ㅎㅎ;
그리고 랩실 분들은 Aerospace villiage에서 GMO Ierae 분들과 협력하여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부스를 운영하고, 저는 같이 온 친구와 함께 DEF CON 머챈다이즈 샵에 갔다왔습니다. 이 날은 컨퍼런스가 공식적으로 시작되기 전날이라 구경할 만한 부스가 없어서 다들 merchandise shop에 몰린 것 같더라구요. 데프콘 굿즈 사는 데에 3시간 정도 기다렸습니다.
랩실 분들이 Aerospace Villiage 부스 세팅이 끝나고 부랴부랴 DEF CON CTF를 위한 팀 아지트로 갔습니다.
아지트는 라스베가스의 한 공유오피스? 작은 컨퍼런스를 열 수 있을 만한 공간을 빌려서 사용했습니다. 거의 100분 정도 오셨던 것 같습니다. 이 곳에서는 DEF CON이 시작되기 전에 팀의 전략이나, 플레이하는 방법들, DEF CON CTF의 규칙을 설명들었습니다.
간단한 전략 회의 겸 DEF CON 설명회가 끝난 뒤에는 같은 방을 쓰는 랩실 형이 교수님과 Sphere 관광을 한다고 해서 우버를 같이 타고 Sphere에 갔고, 호텔까지 걸어오면서 라스베가스를 산책했습니다. 거의 5km 정도를 산책했는데, 이상하리만치 땀이 정말 적게 나서 상쾌하게 라스베가스의 밤을 구경했습니다.
셋째날 (8/8)
데프콘 CTF 1일차로, 따로 언급할 만한 재밌는 일은 없었습니다.
넷째날 (8/9)
데프콘 CTF 2일차로, 이날 제가 대회 도중에 사활을 걸었던 「hs」라는 문제가 출제됩니다. LLM Injection을 통해 flag를 얻어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하루종일 LLM injection payload들을 분석했던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저희 교수님께서 GMO Ierae 분들로부터 저녁 식사 자리에 초대 받으셔서, 교수님 랩실 일원으로서 저녁 식사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GMO Ierae의 히코히로 린상의 주최로 동아시아 출신의 DEF CON 컨퍼런스 참석자들이 모였습니다. 일본인 분들도 많이 계셨고, 중국, 대만, 홍콩 분들이 꽤 계셨습니다. 저는 영어도 가능하고 일본어도 가능해서 처음 뵙지만 이분저분 말씀 걸어보면서 네트워킹하고자 했습니다.
연구실 분들은 9시 반에 가시고, 저는 좀 더 남아서 네트워킹하다가 10시 반쯤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DEF CON 기간 중 제일 재밌었던 이벤트였습니다.
숙소에 돌아오고 나서는 새벽 4시까지 앞서 언급한「hs」 라는 문제를 풀고자 이것저것 연구하고 잠에 듭니다.
다섯째날 (8/10)
정오에 DEF CON CTF가 종료됩니다.
함께 해주신 Cold Fusion 팀원 분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는 사실 아무것도 기여한 것은 없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느꼈던 대회였던 것 같습니다. DEF CON 33 CTF 후기는 아래 제 기술 블로그에 작성해두었습니다.
https://new-blog.ch4n3.kr/def-con-33-review-ko/
DEF CON 33 CTF 후기
지난주 제 인생 첫 DEF CON이 막을 내렸습니다. 미국 태평양 시간 (UTC-8) 기준으로 8월 8일 금요일부터 10일 일요일까지 지상 최대 해킹대회인 DEF CON 33 CTF finals에 Cold Fusion 팀으로 참가했고, 전체 12팀
new-blog.ch4n3.kr
저희 팀 아지트를 떠나 라스베가스 컨퍼런스 홀로 가기 전에 Cold Fusion 내의 저희 팀끼리 사진도 찍었습니다.
이번 DEF CON CTF를 함께 해준 랩실 동료 분들, 그리고 이 자리를 만들어준 경제형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회와 컨퍼런스가 모두 종료되고나서는 교수님과 경희대 융합보안대학원 분들과 Valley of fire 라는 곳에 관광하러 갔습니다. 라스베가스가 위치해있는 네바다 주에는 Valley of fire와 Valley of death라는 협곡이 있다고 합니다. Valley of Death의 경우에는 지구 상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 중 하나라고 하며, 인터넷이 터지지 않기에 Valley of death에 가서 자동차에 문제가 생기면 100%의 확률로 죽는 곳이라고 하네요. 무서워서 하위 호환 버전인 Valley of Fire에 갔습니다. 여기 가는 데도 혹시 모를 조난에 대비해 근처 주유소 편의점에서 물을 엄청 사왔습니다.
화성처럼 붉은 돌들이 펼쳐져있는 모습이 정말로 장관이었습니다. 라스베가스에서 한시간 가량 교수님 차를 타고 가면서 조금은 더 친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저녁에는 저희 연구실 사람들끼리 뒷풀이를 했습니다. 특히 저희 교수님이신 장대희 교수님은, 제가 2016년 해킹에 입문했을 시절부터 유명하셨던 분이었는데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2016년의 저는 지금의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ㅋㅋ
여섯째날 (8/11)
전날 새벽까지 들이킨 알코올로 머리가 깨질 것 같은 숙취와 함께, 당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일행들을 보내주고 저는 다른 일행과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플라밍고 호텔에서 얼리체크인을 하고 점심으로 파이브가이즈를 먹고, 라스베가스 노스 프리미엄 아울렛에 갔다왔습니다. 전날 숙취 때문에 라스베가스 길거리의 미국 담배 냄새와 대마초 냄새 때문에 정말 속이 메슥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저녁으로는 다시 한번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에 가서 립아이를 먹고, 다음날 캐니언 투어로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전날 숙취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저녁 식사 말고는 딱히 기억에 남는 일이 없네요 ㅎㅎ;
그랜드캐니언에서
첫째날, 둘째날 (8/12 - 8/13)
전날 자신이 묵었던 호텔에서 픽업해주는 투어로, 저희는 플라밍고 호텔에서 밴을 타고 출발했습니다. 이 투어는 네바다, 유타, 애리조나 주에 걸쳐있는 캐니언들을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일정으로, 한국인 가이드 분께서 이끌어주시는 투어였습니다.
대자연이 일궈낸 풍경 앞에서 공손하게 만드는 풍경도 마음에 들었지만, 가이드 분께서도 너무 살갑게 대해주시고, 같이 투어했던 11분도 너무 인상깊어서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사암이 깎여 만들어진 협곡에 햇빛이 들어오는 Antelop Canyon은 정말 말도 안되는 그림이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요, 사암으로 만들어진 좁은 협곡이라 한숨 들이킬 때마다 먹는 모래로 배도 부르고 좋은 구경도 하고 재밌었습니다.
밤에는 숙소에서 캠프파이어도 하고, 밤하늘을 구경하면서 은하수도 봤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별을 봤던 것은 처음이었고, 특히 사진으로만 보던 은하수를 인생에서 처음 봤었기에 인상깊었었네요 ㅎㅎ
로스앤젤레스에서
첫째날 (8/14)
라스베가스에서 마지막 식사로 무봉리순대국이라는 가게에 가서 매운 순대국을 먹었습니다.
알고보니 이곳이 아시안타운으로서, 한인타운이 가까운 곳이었다고 하네요. 일본 한인타운인 신오쿠보도 가봤지만 미국의 한인타운은 음식만큼은 현지 그대로의 맛을 추구하는 것 같아서 신기했습니다. 일본의 한인타운은 일본의 감성이 가미되어가는 느낌이라, 본토 한국인으로서 실망스러운 수준의 음식이 나올 때도 있었는데, 이곳은 달랐습니다.
명함은 무슨 종로5가역 주변 노포 감성의 근본있는 가게처럼 생겼는데 "Las Vegas"라고 쓰여있는게 뭔가 이색적인 느낌이 나서 웃긴 마음에 가게 명함도 가져왔습니다. 점심 식사 이후 라스베가스에서 LA까지는 LuxXpress 라는 밴 버스를 타고 넘어갑니다.
다들 말씀하시기로는 LA를 홈리스 때문에 도시 전체가 마계도시로 변해버린, 멕시코 갱들이 점령해서 심심치 않게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도시로 말씀해주셔서 솔직히 너무 겁을 먹고 왔습니다. 버스에서 내려 LA 한인타운 쪽에서 다운타운 금융가 쪽 숙소로 이동하는 길에 본 로스앤젤레스 거리는 그냥 사람이 사는 곳이었기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저녁은 간단하게 웬디스에 가서 버거를 먹고 바로 잠에 들었습니다.
둘째날 (8/15)
미국에서 제일 바빴던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주변 블루보틀에 가서 커피 한사바리부터 쌔리고 시작했습니다. 여행 중에 밤 늦게 까지 일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둘 중 하나는 무조건 했었기 때문에 아침에 커피가 없으면 텐션이 나오질 않더라구요.
The Broad 라는 미술관에 갔다왔습니다. 이것저것 볼 것이 많았는데, 제 눈을 확 사로잡았던 것은 위 사진이었습니다. 사진의 배경이 한국이어서 더 마음에 들었고, 평소 사진 찍는걸 좋아해서 그런지 구도와 색감을 위주로 보았는데 너무 잘찍힌 사진이라 멍하니 봤었네요 ㅎㅎ
점심으로는 쌀국수를 야무지게 먹고 바로 산타모니카 해변으로 출발합니다. 쌀국수는 그냥 맛있는 쌀국수 맛이었습니다. 다만 높은 달러 환율을 곁들인
산타모니카는 다들 익숙하시죠? GTA 5에 나오는 그곳 맞습니다. 실제로 보니 너무 반가운 풍경이었습니다.
하와이를 먼저 갔다와서 그런지 캘리포니아 해변에 큰 감흥이 들지는 않았지만, 사람 구경하는 것이 참 재밌었네요. 산타모니카 해변에서는 흑인들이 개쩌는 묘기 보여준다고 구경하다가, 호응을 열심히 해서 제가 묘기 장애물이 되는 바람에 $5나 내고 차력쇼를 보고 왔습니다.
산타모니카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쭉 가다보면 관광객이 점점 사라지다가 Venice beach가 나오는데, 이곳만의 활발한 분위기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해변에서는 한 4시 쯤까지 있다가 호텔에 가서 국정원에서 주최하는 해킹대회인 CCE에 참가했습니다. 갈때는 LA 다운타운에서 산타모니카 해변까지 20분이면 갔던 길이었는데, 올때는 앞에서 사고도 나고 트래픽이 엄청 나더라구요. 오후 5시에 시작하는 대회였는데 저는 역대급 병크로 한시간 늦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대회는 한국시간 기준으로는 16일 토요일 오전 9시에 시작해서 오후 6시에 끝나는 대회였는데, 미국 시간으로는 오후 5시에 시작해서 새벽 2시에 끝나는 대회가 되어버렸고, 완전 오후 시간대에 시작해서 그런지 되려 머리도 잘 돌아갔던 것 같고 의외로 좋았습니다.
팀원들의 미친 캐리로 CCE 2025에서 예선 5위로,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첫 메이저 대회 '일반부' 본선 진출이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셋째날 (8/16)
그 유명하다는 LA 한인타운 북창동 순두부에 다녀왔습니다.
얼마나 맛있을까 기대하면서 갔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LA 갈비가 그냥 미친놈이었습니다. 너무 맛있었습니다. 10/10 따봉x9999
점심 먹고 좀 걷다가 리틀 도쿄에 다녀왔습니다. 생각보다 한인타운 느낌의 '진짜 일본' 분위기는 아니었고, 적당히 미국과 일본이 짬뽕된 느낌이었습니다. 진짜 신주쿠, 진짜 최소 우에노 정도의 분위기를 생각하고 갔었는데 그것보다는 미국에 가까웠습니다. 일본인처럼 생긴 사람들 모두 일본어가 아니라 영어를 쓰는 검은 머리 미국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넷째날 (8/17)
Melrose 거리에 다녀왔습니다. 전날 맥주를 740ml 캔 기준으로 4캔 들이키고 숙취가 살짝 있는 상황에서 해장으로 Marathon 버거를 먹으러 갔습니다.
꽤 히트였습니다. 8.3/10
그리고 할리우드의 명물 Pink's Hot Dog를 먹으러 왔습니다. 제일 유명한 메뉴를 시켜서 먹었는데, 군 복무 시절 PX에서 자주 먹었던 생면 파스타 맛이 나서 막 맛있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6.7점/10점)
그 유명한 할리우드 간판도 좀 보고 저녁에는 Griffith 천문대에 다녀왔습니다.
여름의 LA는 오후 8시가 되어도 해가 떠있었는데요, 7-8시 쯤 뉘엿뉘엿 떨어지던 햇볕과 천문대, 그리고 멀리 보이는 LA 시내가 너무 잘 어울리는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위 두 사진은 지금봐도 잘 찍은 것 같네요.
다섯째날 (8/18)
숙소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LA Grand Central Market이 있었는데, 이 식당가의 Eggslut 이라는 가게에 가서 브런치를 먹었습니다. 저는 안에 오믈렛과 치즈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먹었는데, 진짜 폭력적인 맛이었습니다. (건강에 좋지 않았겠지만 맛있었다는 뜻) 9/10점
아침 겸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 버스를 타고 The Grove 라는 LA의 쇼핑몰에 방문합니다. 이날 COACH라는 브랜드 매장에 가서 어머니 드릴 선물을 샀습니다. 100만원에 육박하는 명품백... 질러버렸네요
확실히 명품 매장이 많은 곳은 한국인과 중국인이 많더라구요. 확실히 한국과 중국이 명품을 좋아하는 쪽으로는 비슷하구나 싶었습니다. 뭔가 두 나라 모두 빠른 성장으로, 사람들의 가치관이 '돈'에 초점이 맞춰진 나라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했고 저도 여기 온 한국인 중 한 사람으로서, 저도 크게 다른 사람이 아니었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The Grove 쇼핑몰에 전세계 식자재가 다 모인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다채로운 색깔의 가게들이 정말 많습니다. 핫소스만 파는 매장부터, 터키쉬 딜라이트 파는 가게 등등... 저는 이곳에서 인생 첫 납작복숭아도 먹어보고, See's candies에서 기념품만 거의 20만원어치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제가 미국에서 제일 먹어보고 싶었던 ...
보일링 시푸드 집에 왔습니다. The Boiling Crab 이라는 가게였고, 한인타운 근처에 있어서 소주도 있길래 같이 시켜보았습니다. 진짜 참고로 너무 맛있었습니다. 999/10점. 소스가 정말 자극적이라 밥이 그냥 쑥쑥 넘어갑니다.
마지막날 (8/19)
미국에 체류한지 2주하고도 4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집에 너무 가고 싶어졌던 기억이 나네요. LA 다운타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기분좋은 햇살과 선선한 바람, 그리고 너무 아름다웠던 도시 풍경들로 아직까지도 여운에 남는 장소였습니다.
현지시각 8월 19일 화요일 23시 50분, LA 공항에서 인천공항행 대한항공 보잉기를 타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옵니다. 이로서 18일간의 여행을 모두 마치게 되었습니다.
여행 전에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안좋은 이미지(마약, 총기, 미친 물가...)만 있었는데, 여행을 갔다오고 난 뒤에는 좋은 이미지가 생기기 시작하면서, 미국이라는 나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일하는 회사는 미국 회사지만, 진짜 영어를 제대로 공부해서 이 나라에서 살아남아보고 싶다, 살아남아서 증명해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두서없이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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