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을, 내가 들은 곡들

안녕하세요 윤석찬입니다.
이번 가을 모두 잘 보내셨나요? 저는 여느 때보다 긴 추석 연휴와, 꽤 오랫동안 지속되었던 더운 날씨가 풀려서 그런지, 이번 가을은 특히 여유롭고 기분 좋은 계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을장마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된 점은 빼고요 ㅎㅎ) 이번에도 이번 계절, 제가 많이 들은 곡들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임베드된 Spotify 플레이어에서 노래를 들으시면 하이라이트 부분부터 들을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Enjambre, Enjambre y los Huéspedes del Orbe
Enjambre는 2001년 미국에서 결성되어 활동하는 Mexican-American 인디 밴드입니다. 2023년 1월 유럽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처음 접했고, 그 이후로도 꾸준히 들어오다가 이번 가을 갑자기 꽂혀버렸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종류의 밴드 락 사운드에 히스패닉 바이브가 녹아든 점이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Enjambre 특유의 엇박 아닌 듯한 엇박과, 정확한 뜻은 알 수 없지만 스페인어 가사의 사운드적인 특징, 그리고 2010년대 초반의 약간은 유치한 멜로디가 이 앨범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이 앨범에 실린 모든 트랙을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곡은 3번 트랙 Homografobia, 4번 트랙 Falacia, 5번 트랙 La Ley Y Ladilla, 7번 트랙 El Ordinario, 12번 트랙 Elemento 입니다.
kanekoayano, 水の中
이번 가을에도 어김없이 카네코아야노의 노래를 많이 들었습니다. 다른 곡들도 물론 많이 들었지만, 이번 가을 가장 인상깊게 들은 노래는 「水の中 (inside the water)」입니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숙대입구 / 남영역에 꽤 자주 갔다왔는데요. 이때 마주했던 구름 속 갇힌 남산타워를 보면서 이 곡을 들었는데, 곡의 분위기와 제가 마주친 찰나의 풍경이 너무 잘 어울려서 저에게 더 깊은 여운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シャッポ, めし
シャッポ (샷포, Chappo)는 2019년 결성된 인스트루멘탈 일본 밴드로, 이 곡은 9월 어느날 Spotify 알고리즘을 통해 우연히 듣게 된 노래입니다. 제목은 めし로 한국어로 '밥'이라는 뜻인데, 영어로 등록된 곡명은 'Married Life'입니다. 이 곡이 수록된「a one & a two」앨범에서 유일하게 가사가 포함되어 있는 곡입니다. 약간은 보수동쿨러의 「0308」을 연상케하는 잔잔한 대화 형식의 나레이션이 곡의 분위기에 잘 맞았고, 그 점이 제법 마음에 들어서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Spotify에서는 가사가 없는 부분을 하이라이트해서 이 곡은 아래 Youtube를 통해 재생하시길 권장드립니다.
같은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6번 트랙 「コンボ!!!!!!!!!!」(콤보!!!!) 도 인스트루멘탈 곡으로서 산책하면서 듣기 좋았습니다.
까데호, 우리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버린 까데호의 「우리」라는 곡입니다. 2020년에 처음 알게 되었고, 2021년 대구에서 열린 Big Day South의 보수동쿨러 공연을 기다리면서 들었던 것이 기억에 인상깊게 남아있는 추억의 곡입니다. 특히 이 곡「우리」는 베이스가 주는 사운드적인 매력이 극대화되어 chill 하게 듣기 편해서 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주로 듣곤 합니다.

올해 9월에는 고등학교 친구들과 노들섬에 갔었는데, 이때 햇살과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들었던 이 노래가 뇌리에 깊게 남아있습니다.
Yīn Yīn, One Inch Punch
Yīn Yīn 밴드의 「One Inch Punch」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2019년에 발매된 「 The Rabbit That Hunts Tigers 」 앨범에 세번째 트랙으로 수록되어 있고, 단독 싱글로도 발매되기도 했습니다. Yīn Yīn 밴드는 네덜란드의 마스트리흐트에서 결성된 밴드로, 작업물은 전통적인 펑크, 디스코, 사이키델릭 기반이지만, 이런 typical한 분류를 넘어 동남아시아 및 동아시아의 오리엔탈리즘적인 멜로디와 리듬, 선율을 차용해서 이색적인 사운드를 만들어냅니다. 구글링으로 이 밴드를 좀 더 알아보았는데 타이, 라오스의 1970년대 펑크 사운드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언급이 있네요
https://hangtimeagency.com/en/artist/auto-skica-yin-yin-hangtime-show-band-netherlands/
Yin Yin
YĪN YĪN is a psychedelic funk quartet from Maastricht (Netherlands) that in recent years has conquered the European and global scene with their danceable, eclectic, and genre-defying sound.
hangtimeagency.com
이 곡은 2022년 쯤 Takanaka Masayoshi의 「All of Me」 앨범을 들으며 인스트루멘털 곡들을 한창 디깅하던 시기에 처음 접했던 곡입니다. 최근 유튜브 뮤직에서 우연히 다시 떠올라 들어보았는데, 어느새 이번 가을 가장 자주 들은 앨범 중 하나가 되어 있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0DrvtaLR4g&list=OLAK5uy_mrEF4i5uSC_WvsKv7pFEY3svRyNTodMf4&index=3
SaToA, bitter coffee
2014년에 결성된 일본 밴드 SaToA의 「bitter coffee」라는 곡입니다. 사실 이 곡이 수록되어 있는 앨범 「 スリーショット 」의 모든 곡이 너무 좋아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앨범 이름은 Three Shot의 가타카나식 표현입니다)
이 밴드의 이름 SaToA는 Sachiko, Tomoko, Ami 3명의 멤버로 이루어져 각 멤버의 앞 글자를 따서 지어졌다고 합니다. 멤버 전원이 보컬에 참여하고 있는데, 각자의 음색이 조화롭게 겹쳐지면서 하나의 부드러운 파동처럼 흘러갑니다. 전반적으로 힘을 뺀 듯한 무기력함과 온기 사이의 미묘한 균형 위, 흘러가는 듣기편한 사운드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 スリーショット 」앨범의 모든 곡이 듣기 편해서 잔잔한 사운드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주변 풍경과 여유로운 시간을 음미하며 산책할 때 듣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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