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여름, 내가 들은 곡

무키무키만만수, 2008년 석관동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안드로메다]로 유명세를 탄 무키무키만만수의 [2008년 석관동]이라는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노래나 영화, 드라마, 만화 등 매체에 지역명이 언급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제가 그 작품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배경이 되는 지역으로 가서 산책을 하며, '아 이들은 이 풍경을 보고 이 작품을 만들었겠구나'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듯한 느낌 때문입니다. 그들과 내가 함께 공명이 되는 느낌이랄까요? '석관동'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캠퍼스가 있는 곳으로서, 성북구에 위치한 동네인데요. 저도 중학교/고등학교 시절 서울여자대학교에 격주로 다니면서 이 주변 (특히 태릉입구역, 봉화산역 주변)을 많이 돌아다니면서 익숙해서 특히 마음이 갔던 노래였습니다.
가사도 참 마음에 드는게, 20대 초반에 누군가 한번씩 느꼈을만한 인간관계의 허무함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나는 내가 보고 싶은 그대 모습을 보았네
그것이 결코 그대가 아님을 알지 못한 채
나는 널 사랑했었나
나는 날 사랑했었나
이게 다 뭔 소용인가
결국 다 하는 헛소리
우리는 서로를 속이고 살아가는 사람
우리는 서로를 속이고 사랑하는 사람
カネコアヤノ -- ホームシックナイトホームシックブルース
카네코 아야노(カネコアヤノ)의 곡 [홈시크 나이트 홈시크 부르스]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고향을 떠나 독립하는 상황에서 느끼는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합니다. 카네코 아야노는 2010년대 중반에 20대 특유의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했는데, 이 곡은 그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드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카네코 아야노의 곡 중 「車掌より」를 특히 좋아합니다. 거기에서도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너에게 받은 초콜릿', '신칸센 차창' 등 일상적인 사물을 통해서 상황을 시각적으로 상상해보게 만들고, 이를 통해서 그때 느낄 법한 감정을 전하는 식으로 음악이 전개됩니다. 이 곡에서도 이런 전개방식이 사용됩니다. 감정을 굳이 설명하지 않고 베개, 달걀 프라이, 우유 같은 생활의 사소한 물건을 통해서 사람에 대한 그리움까지 끌어내는 방식으로 가사를 씁니다.
이번 곡에서는 「車掌より」처럼 깊고 섬세한 표현이 나와있진 않았지만, 여러모로 마음에 들어 여러번 듣게 되었습니다.
エレファントカシマシ -- I don't know たゆまずに
제목의 「たゆまずに」는 '끊임없이', '꾸준히' 정도의 뜻으로 노래 전반적으로 '아 모르겠고 일단 가보자' 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2006년에 발매된 곡으로, 딱 그 시절 밴드의 그 느낌이 좋아서 계속 듣게 되는 노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의 세기말 느낌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 시절을 살아가신 부모님 세대들을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Luci Gang -- HEADLOCK
최근 힙합씬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루시갱의 [HEADLOCK] 입니다. 특히 뮤직비디오가 마음에 크게 들었던 노래입니다. 하우스 배경에 밷는 루시갱의 랩이 정말 좋았습니다.
Balming Tiger -- Gongbu (집으로, 고진감래, Espero)

6월 6일 토요일에 바밍타이거의 'Gongbu 工夫' 단독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가끔 생각날 때마다 바밍타이거의 곡들을 들어왔는데, 이 콘서트를 계기로 바밍타이거의 최근 작업물에 큰 애정을 갖고 듣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앨범에서는 한국적인 정서가 몽환적인 사운드와 어우러져서 마음에 와닿았던 노래였습니다. 특히 보컬 소금의 목소리는 [고진감래]와 [집으로]라는 곡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전하기에 완벽한 도구였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사운드를 차용하되, 우리의 것에서 의미를 찾자는 바밍타이거의 이번 앨범은 최고였습니다.
오메가 사피엔 덕분에 SPNS TV도 몇달동안 유료 구독하면서 팟캐스트를 듣고 있는데, 이 노래 추천을 계기로 여러분들께도 꼭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Hilary Duff -- Future Tripping
무더운 7월의 여름날, 더위를 잠깐 피하려 들어간 강남의 한 나이키 매장에서 흘러나왔던 곡입니다. 톡톡 튀는 듯한 느낌이 아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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